중국의 고사 하나

잡담04 2005. 7. 27. 12:14
어느 날 밤에 초나라 장왕이 신하들에게 연회를 베풀었다.

그런데 한창 연회가 무르익어갈 무렵

갑자기 돌풍이 불어와 촛불이 모조리 꺼져 버렸다.

당연히 천지가 암흑으로 휩싸여 버렸다.

그런데 어떤 신하가,

간덩이가 부었지,

왕이 총애하는 애첩의 귀를 잡고 입술을 훔쳤다.

애첩은 얼떨결에 그 신하의 갓끈을 잡아떼고

왕에게 사실대로 아뢰었다.

그러자 왕이 신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오늘 밤 이 자리에서 갓끈을 떼지 않은 자가 있으면

촛불을 켜는 즉시 엄벌에 처할 것이다.

이에 모든 신하들이 영문도 모르고

다투어 갓끈을 떼버렸다.

촛불을 켜졌지만 당연히

애첩은 어떤 신하가 무례함을 범했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그리고 두 해가 흘렀다.

초나라와 진나라 사이에 전쟁이 벌어져

초나라가 위급지경에 처하게 되었다.

그때 한 장수가 군사를 이끌고 달려와

용맹스럽게 진나라 군사를 무찔렀다.

왕은 너무나 뜻밖이라 그 장수를 불러 사연을 물었다.

장수가 대답하기를

소인은 옛날 대왕의 애첩에게 무례를 범한 신하로

대왕의 너그러운 관용에 감동하여

그 날로 산중에 숨어 들어가 군사를 기르고

대왕께 목숨을 바칠 날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외수『날다 타조』, 썩어 문드러진 세상을 용서하지 못하는 그대에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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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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